저의 외조부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온동네를 휩쓸며 저자거리에서도 좌판을 뒤엎어 버리는 동네 깡패를 사람들이 그의 힘셈을 부르워하며 두렵고 맘 속으로는 저주를 퍼부었다네요.
그러다가 어느 날 그의 힘에 깔려 쥐어터지는 맞상대에게 마지막 한 방으로 정신나가게 하려고 주먹을 불끈 쥐는데
그를 올려다 보며 한다는 말이 '네가 저 산에 있는 곱사맛을 좀 봐야할꺼다'라자 그가 손을 놓고 잠시 생각하다가 그 꼽추가 사는 곳을 않 아르쳐주면 이 주먹을 마저 받아 혼줄나갈 줄 알라'며 엄포를 놓아 그 꼽추사는 곳을 얼추 알게 되었답니다.
때는 바야흐로 녹음방초, 6, 7월 장대비-소나기가 걷히고
햇빛은 쨍쨍, 땅은 후끈후끈, 땅 속의 온갓 뱀도 기어나오고, 호랑이 장가 가는 날.
하늘에는 뭉게구름.
그가 곱추가 사는 산방산골을 찾아가니 부엌에서 솔가지를 뜯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기에
인기척 없이 그의 뒤로 가서 이 놈의 등사대기를 잡아 올릴까, 같지 않은 곱사등을 밟아나 줄가라며 망설이는데,
가만히 보니까 생솔나무 가지를 아랫쪽에서 위로 쉽게 당겨 불을 때고 있더라는 이야기.
그래서 곱추 뒤 정지깐에 쌓여있는 솔가지를 쥐어 들고 자기도 해보니까 영 안되고 윗 쪽에서 밑으로 솔가지를 당기니까 그 때야 부지직 뜯어져 나오기에 그의 힘이 자기보다 셈을 알고 '그럼 왜 곱사등이 힘이 그렇게 좋으냐'고 물어 봤더니 그의 말이;
"나도 힘께나 쓰는 동네깡패였소, 그런데 어느 날 별스랑스럽지 않게 보이는 노인이 나에게 다가와 감히 나에게 '그러면 않된다'고 점잖게 충고합디다.
그래서 그 노친네의 눈을 째려 보며 한 방 쥐어 패는 시늉을 하자, 그 노인네가 어느 사이 내 손을 비틀어 몸을 꺽더니 내 등에 한 방 친 후부터 내가 꼽사가 됐다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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