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은 가위들고 다툰다고도 말 할 수 있겠습니다.이 말은 공연히 한 쪽 편을 역성들다가 우정관계가 가위질당하게 된다는 의미.
여러 십년 전의 일인데, 또 여러 십년 전에 서울 K여고, E大 수학과를 같이 나온 동기동창 중에 한 친구가 자기는 목사남편과 다툰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헤어져야겠다'고 말하기에 '그 네 남편 못 쓰겠네. 그렇게 자주 싸우고 살 바에는 네 말대로 헤어지는 게 낫겠다'고 편들어줬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보니까 두 분이 손 붙잡고 교회를 나오더랍니다.
부부는 뒤웅박 사랑이라고 물에 집어넣어도 다시 뜹니다.
그 뒤웅박은 박을 주먹만하게 뚫은 다음 박속을 파내고 말린 후에 이 곳에 살림도구를 담는 그릇.
매우 가벼워 손 끝으로 치면 소리나고 혹시 위에 조그만 구멍을 뚫고 노끈으로 메어 매달아 쥐를 피하게 하거나 설탕, 과자, 떡 아니면 비싼 것을 담아 손주들의 손이 타지 않게 천장에 매달아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바가지를 물에 담구어 손으로 눌러도 잘 가라앉지 않기에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 그 속에 넣어진 물건 가치만큼 사는 팔자, 부부싸움을 해도 오뚜기처럼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도로 배꼽맞추고 산다는 뒤웅박 부부란 의미도 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아무리 서로 이혼하겠다고 하드라도, 재혼을 자기들이 할 때까지는 (이를 악물고) '헤어지지 말라'고 충고하는 것이 상책.
그 사람을 두고 '의(義)롭다 함을 입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아니면 위에 예화처럼 그 이후로 그 집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 결혼식, 출판기념 축하모임, 회갑잔치에 그 부부 중 어느 쪽으로부터 초청하지 않게 됩니다.
즉, 그 들 부부, 두 사람을 다 놓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편들지 않으면 그들이 헤어져 재혼하드라도 초청합니다.
정략정치로 이합집산하는 정치인이 당과 결별하려할 때의 그 동료에 대한 처신을 위의 예화로 비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