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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의 가시없는 선인장 사랑
글쓴이 : dkp 날짜 : 2012-12-11 (화) 15:46 조회 : 985
창밖을 내다보니 며칠만에 푸른 하늘에 해는 중천에서 빛을 발하고,~~

동쪽으로 내려앉는 산자락에는, 며칠을 두고 두고 생각하며 울며 내리던 여인네 가랑비, 세찬, 소나기에 용케도 떠내려 가지 않은 초목이 살아나고, 정원에는 울긋불긋 물먹어 영롱한 단풍잎이 푸른 잔디에 덜푸덕, 서로 애인하잔다.

나이 들어 이 캘리포니아에서 가을과 봄을 같이 마주하는 이 늙은이, 폐옹(廢翁).

눈(雪) 안치워 좋고, 무르팍 신경통에 좋구만.

엊저녁, 장대비 내리실 때 맞은 편 시카모어(sycamore) 단풍나무 밑에 꼼짝 않고 물에 빠진 새 양쥐처럼 비맞던 네 마리 야생 칠면조, 멍청하기도 해라 꼼짝 않고 비 맞는 나무를 탔했겠지. 

그게 얼마나 비싼 나문데~~! 피아노도 만들고 스트래디베어리어스 바이올린도 만들고. 

미련한 제 처는 역마직성, 간밤에 늦게까지 교회에서 봉사하더니 들어오자마다 '상질'(常質)낸다. 금방도 요가 배우러 다녀 오더니, 0.5초내에 문 안 열어줬다고.

그래서 '당신은 예수님 삶아서 입으로 먹고 왔으며, 그리 요가 배워 침잠함이 동그랗게 눈알뜨며 연기하는 재능이냐'고 반문했습지요.

저는 은제(殷際)고 말하지 않는 풀나무를 좋아하기에, 돈도 못버는 정원사 자격을 따면서까지 무척 좋아하기에, 그러나 돋힌 가시를 싫어하기에, 가시없는 선인장, 더불어, 말 못하는 그 묵묵한 나무꽃을 좋아하지요.

연중 끊이지 않는, 오글보글, 가시 없는 '꿩의 비름', 하! 만지면 부러지는 잎봉오리, 흙에 떨어지면 네 구슬 옹아리하며 뿌리내리는 강인한 은근과 삶의 끈기.-succulent perennial, easily detached and replanted.

'꿩의 비름'目, 돈나물[景天]科, 돌나물[石上菜] 바위채송화, 섬기린초. 285

매마른 바위에 물이 흐르고, 돌굽엔 옹기 종기 작은 비름들. 팔오금엔 물방울줄이 열두 구비 견우ㆍ직녀. 아무도 말하지 않은 것.-Nihil dictum quod. 273 

물을 많이 주면 분명히 죽지만 싸릿대 줄기 줄기 장대비엔 살아나는 그 묘한 것들.

캘리포니아 화원에서 들여온 화분에 심고 그 옆에 붉은 갓씨(紫蘇子)를 심고 아침에 일어나면 셀폰에서 날짜 보고, 하늘을 우러러 천기를 보다, 커피 한 잔 들며 그 자라는 걸 구경하는 재미.

꿩의 비름:가시 없는 상록(常綠) 선인장 succulent.-이하 첫 글자 S.는 Sedum.

S. rubrotinctum 'Stonecrop'. 오글오글 유소보장
S. cauticola 'Lidakense'. 분홍갓돌린 연두색 잎새가 장미꽃 모양.
S. makinoi 'Ogon'. 옥금(玉金) 빛 장미꽃 모양
Sempervivum 'Hens and Chicks'. 한 웅큼 별모양 덩어리 여름꽃

Perilla frutescens 갓. 새싹줄기에 이미 진한 자색 두닙 '♥'모양 자소(紫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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