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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 병자 윤자 선생께 화답송
글쓴이 : dkp 날짜 : 2012-06-23 (토) 05:28 조회 : 874
어부사(御父辭)라? 
제 이를 어찌 들어봤겠소만은 굴원의 어부사는 들었습지요.

굴원이 벼슬길에서 이미 내쫓기어 강이나 연못가에서 놀고,
못 둔덕에 다니며 시를 흥얼거릴 때
얼굴빛이 야위고 모습이 말이 아니거늘

어부가 그를 보고서 물어 말하기를
"자네가 삼려대부를 지낸 굴원이 아니가? 어떤 까닭으로 이 지경이 됬나?"라자

"온 세상이 다 흐리거늘 내 혼자 맑고,.
모든 사람이 명리에 취했거늘 내 홀로 깨어있음이라. 
이로써 내쫓김을 당했다니깐."

이 말을 듣고 그 어부가 느낀대로 말하기를

"성인은 어떤 물건에 집착이 않되고,
능히 세상과 더불어 되는대로 옮기는 법.
그런데 세상사람이 다 흐리거든 
어찌 그 진흙물에 빠져 그 물을 일렁이게 하지 않으며

모두가 취하거든 그 술지게미를 먹어서라도, 
아니면 그 걸른 술을 마시지도 않고, 
그 무슨 생각으로 깊고 높게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 내쫓김을 당하셨나?"라자

굴원이 말하기를

"내가 알기로는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모자를 털어서 머리에 쓰고,
새로 목욕을 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는데 
어찌 더러운 물건을 받아 몸을 더렵혀서야 쓰겠나 하는 생각에서였네.

차라리 상수물에 가서 물고기의 배 가운데에 장사지낼 망정 
어찌 결백을 버려야 하나라고 생각한게지."라자

어부가 빙그레 웃고나더니 지팡이를 두두리며 
노래로 대꾸하기를 마치고 떠나더랍니다.

"창랑의 물이 맑거든 내 갓끈을 씼겠고,
창랑의 물이 흐르거든 차라리 발이라도 씻을 것이지."

..............................................조두현 편저 한시선 355-6

지금 세상에 어느 누가 옥결이리요.
그저 쉽게 살아야지요.

그 늠이 그 놈이고, 저 늠이 이 놈이구, 
동태가 말라 북어대가리 되구,
동태가 북어되고 명태가 이놈이고,

북치는 젊은이 북채가 방망이 되면 판사되고, 
이 눔이 저 눔이요 갸놈이 요넘이니 세상이 하수상하여 
대중탕에서 벌거벗고 모조리 흔들고 있음과 같으니 
고 놈도 이 놈 같고 조 넘 것도 이 물건 같고,
긴 놈도 내꺼보다 짧은 것 같고, 
짧으나 내꺼보단 굵은 것 같고 
까만 깨붕알도 내 것 같고 네 것 같고 
고놈이나 조놈이나 엇비슷하게 보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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