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남편증후군, 우리 부부는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나?
은퇴 준비를 위한 계획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미래에 필요한 의료, 건강 관련 니즈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은퇴 후의 삶은) 변화를 겪으면서 역할이 달라질 수 있고 생각한다 애정과 친밀감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재무적인 의사 결정을 함께 의논한다 함께 있지만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과 살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가족에 대한 의무와 책임에 대한 부부의 의견이 같다 사회 활동 등을 통해 삶에 대한 만족감을 느낀다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점수
10 - 당신과 남편은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진정한 커플. 은퇴남편증후군 따위는 남의 얘기일 뿐이다
7~9 - 그럭저럭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다음 계획을 세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4~6 - 나쁘지는 않지만,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좀 더 귀 기울이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상대방과 공유하는 연습을 한다
1~3 - 위험신호가 들려오는 듯하다. 은퇴남편증후군으로 부부관계에 비상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남편 혼자 밥을 차려 먹을 수 있게 하라
‘종간나 세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욕이 아니니 안심하라.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세 끼에 간식까지 요구해 나를 귀찮게 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남편의 은퇴 후 이런 푸념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면 남편 혼자 밥을 차려 먹을 수 있도록 미리 훈련시킨다. 밥통에 밥이 있고, 냉장고에 식재료와 반찬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짜장면을 시켜 먹는 남편이 많다. 밥을 퍼 담고 반찬을 꺼내는 행위조차 해본 적 없는 무지에서 비롯된 결과다. 하루 정도는 식사 준비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거나, 한 끼 정도는 장을 보고 요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자. 처음엔 투덜대던 남편도 아내의 칭찬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침묵은 금이 아니라 병이다
은퇴한 부부가 경계해야 할 점은 싸움이 아니라 길어지는 침묵이다. 24시간 함께 있어도 입을 닫는다. 많은 경우 남편은 아내의 말을 잔소리로 듣는다. TV나 신문을 보면서 “그래”와 같은 단답형 대답뿐이다. “듣긴 들었느냐”고 따지면 귀찮은 듯 “몰라, 당신이 알아서 해”하며 외면하고 만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아내 역시 마음을 닫고 속 깊은 대화를 포기하게 되고, 그럴수록 마음속에서는 응어리가 커져간다. 풀리지 않은 응어리는 배우자에 대한 깊은 불신과 혐오로 발전해 애초에 가졌던 애정이 희석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은퇴 전부터 하루에 한 번 이상 ‘고맙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자.
3 각자의 취미와 관심사를 존중한다
대기업에 다니다 퇴사한 김명철 씨는 은퇴 직후 6개월 동안 아내와 둘이서 신나게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남들은 할 일을 찾지 못해 집에서 눈치 보며 조바심에 퇴직금을 날리기도 하는데, 자신은 성공적인 은퇴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로부터 “제발 나를 놓아 달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들었다. “내가 언제까지 당신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느냐”는 항변이었다. 외출하는 것을 스트레스로 여기는 아내에게 여행은 여가활동이 아니라 고생길이었다. 게다가 권위의식에 들어찬 남편 때문에 가방과 먹을 것을 챙기는 것 또한 아내 몫이었다. 결국 악화된 부부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워졌다.
4 은퇴 후 터전은 충분히 논의한 뒤 정한다
많은 남편이 은퇴 후 고향에 내려가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는 노후를 꿈꾼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다. 첫째, 남편의 고향이 아내의 고향은 아니다. 아내에게는 ‘불편하기만 한 촌구석’일지 모른다. 둘째, 자연 속에서는 치열해야만 살아남는다. 텃밭 농사라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 역시 노인들이 요양원이나 교외 주택 대신 도심으로 회귀하는 ‘유턴(U-turn)현상’이 대세다. 자녀들과의 거리, 병원, 마트 등 편의시설의 유무, 주택의 유형 등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두 사람이 충분히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