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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여체미학의 끝전. 애타는 스님의 본능 #3
글쓴이 : dkpark 날짜 : 2014-11-03 (월) 09:48 조회 : 2599
"사변철학. 아이고 머리야!"
석가여래를 따라 출가하지 않고 집에서 보살 행업을 닦은 유마거사, 문수보살. 
그 대승불교의 말씀을 나눈 유마경을 들척이다 원각경의 이사장과 세친보살 유식론(vidyamatra)을 현장법사가 한역한 성유식론 번뇌장과 소지장을 살핀다.
하지만 여전히 난해하다.
그는 해설집을 뒤진다.

현종(685-762) 이후 호불하는 선제로부터 '정혜'라고 추존된 종밀(780-841) 스님의 저서 원각화엄반금강 기신, 사분률 초소, 유식법계권형원계 소초를 펴 본다.
"나무관세음보살! 성모가 관세음보살님의 화신인가?"

숨소리 없이 가만히 있서도 죽은 것이 아니다.
그는 발등을 포개고 도사려 죽은 듯이 그의 영혼을 부모로부터 얻어 받은 소라껍질에 돌려주고 가부좌로 앉아 있다.

재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그 때 긴 소매 색동옷(침려), 머리채에 매죽잠을 꼽고 한복의 우아한 자태로 장구(barrel drum)를 메고 자색 보따리에 장구채를 싸서 패백에 쓰일 탱자나무 소반(구조)과 함께 들고 옥루몽을 읊조리며 그의 보다락 관음영현 암자로 한 발 한 발 여인이 다가온다.

스님은 욕조에 들어간다.
홍루몽의 여자는 당객, 남자는 관객!
김만중의 구운몽 처첩 팔선녀의 자태를 바꾸어 옥루몽.
옥연몽. 양소유의 첫 째 미녀의 대사가 그의 귀에 들렸다.

가까워지는 소리에 스님이 항아리 틈으로 밖을 내다 보니 밖에 내리는 먼지를 추길 적은 비(읍진)가 이제는 가는비되어 추녀에 모여 뚜둑 떨어지고 두애는 봉당으로 들어오는데 처마에 매어달린 첨탁은 바람에 움직여 딸랑 소리내고 있다.

조그맣게 움집으로 얽어진 결려에 서까래를 나뭇가지 그대로 채연하여 흙을 바르고 벽에는 깨진 항아리를 박아 창을 냈다.
나무 아래에서 불도를 닦는 것보다 나은 게 없서 보인다.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다가 새끼줄로 엮은 문을 두두린다.
"여보세요? 스님 계셔요?"
그러나 인기척이 없다. 더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그녀는 암자를 한 바퀴 돌아가면서 치칸을 본다.

치칸은 인도 풍습으로 변소에서 휴지 대신에 쓰는 대조각으로 뒤를 닦는데 반쯤 들여다 보이는 변소 안에 매어달려 있다.
"애고 더러워! 애고 더러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서 사람이 있는 건 분명하다.

앞으로 되돌아 와 또 두두리자 문이 빼꼼히 열리며 욕조의 물을 덥히던 스님의 얼굴이 보이자 '암자는 골방만 한데 매어달린 풍경은 왜 저리도 큰가? 스님-. 안녕하세요? 아이구 더러워!"

"안녕하세요? 우바이께서 어인 일이요? 더러워요?"

"깜박 정사회두의 꿈을 꾸고 계셨서요?"

"낮잠 아닙니다. 비꽈진 말씀, 나무아미관세음보살."

"무감동 동물.  넝쿨지게 들어오란 기색도 전혀 없으시구만?"

"그야 들어오실 곳이 안돼나서. 소승이 나가지요."
그리고는 잡석으로 된 디딤돌에 신을 내어 놓는다.
그러나 그녀가 체두를 밀어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원초적 본능을 작업하는 그의 극락전으로 들어온다.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건 무서움의 시작이지요."
" ㆍㆍㆍㆍ "
"타골(Tagore)이 아름다움은 영원한 진리, 페인맨(Feynman, Richard)은 매혹의 복잡성. 이로서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은 영육의 혼란이 아닌가요?" 

그녀는 방안을 둘러 본다.
"스님은 인간도 아니야. 알아요. 비꽈진 등나무는 변소 뒤에 있고 칡덩굴은 암자 뒤에 있더군요, 안 그래요, 스님? 옹골지고 교만하신 ㆍㆍ, 저에게 좀 칭찬해주면 제가 성숙해질까 걱정?"

"관세음보살. 초목은 얽혀지나 무음의 반연은 없겠지요. 오직 한정된 교제지요.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게 저의 법문이지요." 

"지성이 거주하는 소라게."
벨지안 수학자 Adolphe Quetelet(1796-1874)가 보통사람의 체감을 통계적으로 연구하던 중 '인간은 지성이 거주하는 소라게(hermit crab)'라고 표현했음. 

"좋은 생각하시면 둘시니아 효과, 반대로 여기면 도미노 효과라고?" 

"ㅎ 부처님 말씀도 아닌 것 같고 그 사이에 알 수 없는 심리에 탐닉하고 계셨군요! 여기 한 우물만 파세요, 제발."  
" ㆍㆍㆍㆍ "
"사람이 영 바꿔지셨네, 그쵸?!"

그녀는 해족해족하면서 그가 마음에 들어 보따리를 풀며 웃는다. 
그리고 50주 공려를 팔양경 옆에 찰랑거리게 놓고는 가부좌하고 있는 스님 앞에서 옷자랑을 한다.

그녀의 노란 저고리, 선홍색 치마(훈상).
'한복의 아름다운 색깔은 단란을 상징하는 야목 청동오리(Harlequin duck)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목 줄기의 무지개 빛갈'임을 스님에게 알리고 벽에 묻은 새 발자국같고 엉긴 뱀 모양으로 쓰여진 전서를 보면서 '"ㅎ 혼이 새처럼 날아갈 듯한 글발에 몸이 땅 속에 묻힐듯 은유하셨군요.'

" ㆍㆍㆍㆍ "
"새처럼 뱀처럼, 않 그래요, 스님?"
"풀이 잘 하십니다, 관세음보살. 우리는 생각에 매인 몸." 

"식견이 넓으셔서 붓글씨를 벌레같이 쓰시고 하시지만 좁으셔 과장이 심하고 말씀이 없으시고 계율을 따르심에 폐한과 사천왕으로 잡귀를 쫓으시고 꽃도 열매도 맺지 않는 석소요의 스님 입에서는 모든 것이 헛되다 하시겠지요."

" (위부인이 생각한 전서라고 하던데) ㆍㆍㆍㆍ " 

"스님이 사음계를 범하시는 여범은 아니시겠지만....
여자 15세에 결발하고 비녀를 끼우고 미혼은 노란 저고리.
구오사미를 점 찍어 상사하거나 속가에 낭군이 잇으면 연두색이나 분홍 저고리에 치마(훈유훈상).
자색은 공후의 인수. 푸른 색은 당상관 명부 상징. 이 색깔!"

""ㆍㆍㆍㆍ "

"자-! 두타 스님. 저를 보세요.
율무의 기본 자태는 학춤. 이의 변주와 색분리.
서무는 진주 군무, 무형문화 12호.
다음은 승무. 모든 것이 헛됨이 아니로다. 뚱더 뚱더꿍!"  

" ㆍㆍㆍㆍ "
"스님? 눈을 감고 계셨군요. 졸리세요?"
"아닙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폐라니요?"
"물이 따듯할 겁니다, 욕조가 ㆍㆍㆍ "  
" ㆍㆍㆍㆍ?"
"춤은 영원한 바람과 물. 자비도 영원한 바람과 물."

" ㆍㆍㆍ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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