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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모란꽃, 설총이 말하는 '꽃 중의 왕(花王)'을 감상하는 마음
글쓴이 : dkpark 날짜 : 2014-09-26 (금) 08:48 조회 : 2093
꽃이 꽃을 좋아하고 꽃이 저보다 더 아름다운 꽃을 질투합니다.
그 은은한 향기와 탐스러운 모란꽃에 대하여 신라 설총(617-686)이 장미를 달같은 자태, 모란을 꽃 중의 왕,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고 화왕계(花王戒)로 읊었습니다. 

120년 후 당 문종이 가느리는 궁녀를 감독하는 중서사인(中書舍人) 제비주부(諸妃主府) 이정봉(李正封)이 궁정에 피인 모란꽃을 감상하며 읊기를 
밤이라 천계의 맑은 향이 옷섭에 스며들고
아침에는 천하미녀의 양 뺨에 술기운인 듯 볼그름하네
붉은 모양이 봄에 취한 손님이요
밝은 달이 묻기를 언제 돌아가기로 기약하느냐.-─
天香夜染衣 國色朝酣酒 丹景春醉客 明月問歸期 

이 시를 궁중정원사 정수기(程修己)가 듣고 문종이 '이 경성(京城)에 모란에 대해 지은 시 중에서 누구의 것이 걸출이냐고 하문하자 바로 이정봉의 시라고 답했습니다.

이로부터 계기가 되어 모란꽃을 좋아하는 문종(재위 827-840), 양비(楊妃)와 재상 송신석(宋申錫)의 총애를 받아 감로(甘露)의 환란 중에도 직언(直言) 7년, 관감찰어사(官監察御士) 직에 12년 역임.  
여기서의 양비는 당현종(685-762)의 양귀비가 아님.

모란을 목단(扗丹)이라 표기헤게 된 이유는 씨앗으로 번식하지만 굵고 검은 뿌리에서 빨간 싹이 돋아나는 모양이 황소의 그 것과 같다는 뜻.
 
화려하고 우람한 모란은 그 요염한 여색과 달리 꽃송이만큼이나 뿌리도 우람하기에 남성적인 면이 있는 것 같으면서 장대한 여인같아 약성의 효험은 여인에게 유효하게 돌아갑니다. 
같은 작약과(科)이면서 그 함박꽃[작약]을 동생인양 화상(花相)으로 모란은 화왕(花王)으로, 작약을 제2로, 자신이 제 1로 자리잡습니다.

모란꽃의 특이한 점은 꽃도 크지만 암술이 큰 데 있지요. 
여늬 꽃과 달리 6개의 빨간 주름진 암술머리(stigma. hexacarpus)의 모양이 희한하게도 분명 여인의 주름진 음순을 닮았습니다.

깁부식 삼국사기 『牧丹無香(모란무향)』에 기록된 바 '선덕왕이 입하니 휘(諱. 식구들만 부르는 이름)는 덕만(德蔓). .. 공주로 있을 때에 모란병풍을 보고 '여자로 뛰어난 인물이라면 남자가 이를 따르고 꽃에 향기가 있으면 벌ㆍ나비가 따르는데 그림에 벌ㆍ나비가 없으니 (이 큰 꽃 그림이 비록) 절염이도화우무봉접하니 시필무향기'리이다.─此花-雖絶艶而圖畵又無蜂蝶 是必無香氣

벌과 나비가 없음은 꽃향이 없기 때문'이라 말했지만 모란 역시 향이 있습니다. 다만 화밀(花蜜. the floral nectar)이 은은하기에 벌과 나비 역시 모란꽃을 그림의 꽃, 조화 정도로 알고 있나 봅니다.

부요함을 뽐내기 위해 향수냄새를 풍기지 않고 기쁜 낯으로 조용히 남을 대하는 자태를 향기이인(香氣怡人).
꽃이 엄청 크고(花型碩大), 색깔을 골라 탐스럽게 어여쁨(色澤艶麗) 중에서 자랑에 겸손하기에 부귀길상(富貴吉祥)의 상징.
이 것이 인생의 도(道),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상(象)이겠지요.  

그 암술이 노란 숫꽃밥(enther)을 받아 매 암술마다 2~3개씩 단단한 갑옷에 쌓인 씨앗을 영글기에 이 씨앗을 밭에 심으면 가을이나 다음 봄을 만나야 껍질이 녹아지면서(開甲) 그 싹이 납니다. 
이로 보아 희한한 모란을 키우는 사람은 기다릴 줄을 아는 사람.
건강하고 부요하면서도 만나면 소탈한 사람.
잘 생겼지만 한 가지는 빠진 채하는 사람.
가깝게도 멀리도 할 수 없는 고상한 사람. 

염려부귀(灩麗富貴) 천향국색(天香國色)
모란은 부귀의 상징, 작약은 이별, 가리(可離), 장차의 이별 장리(將離)를 상징. 유럽에서도 작약(peony)은 헤어질 때 연인에게 주는 꽃.

그 그리스 여류시인 사포(Sappho)가 동성애(lesbo)하는 올리스보스(Olisbos), 아티스(Atthis). 

그  아티스가 자기의 고향 리디아로 떠나려 할 때 그녀를 말리는 '아프로디테의 찬가'를 지어도 그녀가 떠나자 사포는 꽃미남 파에오니아(Paeonia)를 짝사랑. 
그러나 그가 끝내 외면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루카디아 곶(岬) 바닷물에 투신자살. 

사포는 양성애(兩性愛). 그녀는 동성에도 이성간의 연애에 실패. 
이별을 뜻하는 작약(파에오니아).-Paeonia officinalis(작약풀, 함박꽃).
작약(피오니아)의 꽃말은 '부끄러움', '님 닮아 님 곁을 지키는 꽃'.

함박꽃나무는 풀(草本)이지만 사실은 모란은 접 붙이고 개량해온 목본(木本).



써니 2014-09-26 (금) 12:15
모란은 향기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종류는 없고, 있는 종류도 있기는 한 모양인데 그냥 
보통알기로는 향기가 없는 꽃은 모란, 이렇게 알고 있었숩니다.

모란하면 생각나는 분...

모란동백 이제하씨를 아시나요?
한 번 보세요.  좋아하는 문인이며 예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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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park 2014-09-26 (금) 13:37
벌ㆍ나비가 죽기 싫어 살충성분이 들어있는 화밀(nectar)을 채취하지 않겠지요.
모란꽃은 
1. 방향(芳香)이 적다. 즉, 향이 엷어 냄새를 못 맡는 이가 있을 수 있음.
2. 암술(pistil)이 리본처럼 요란하게 6개가 밀집하였기에 꽃잎(petal)과 암술 궁둥이 씨방(ovary) 사이의 간격이 좁다. 
즉, 씨방 밑에 있는 씨를 감쌀 암술잎(carpel)에 나비의 빨대를 들여 밀기 어렵다. 
3, 벌은 먹고 죽을지도 모르는 넥타를 빨아드리는데 가장 큰 원인은 모란의 성분이 살충력이 있는 것 같음. 
주성분 적갈색 페오니딘:3,5,7-Trihydroxy-2-(4-hydroxy-3-methoxyphenyl)-1-benzopyridium chloride, aglucon of peonine. 본래의 성분은 알칼리. 염산염은 물에 녹이기 위한 S. 무라카미(村上)의 합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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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park 2014-09-26 (금) 13:44
『모란동백 이제하』그리고 조영남.
대단한 모움이군요. 감사합니다, 100세넷.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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