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까마귀 같았는데
집 뒤뜰의 카포트 지붕아래 천장에 까마귀가 살았드랬습니다.
아마 몇 년은 더 된 것 같지요.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된 것도 같고요.
그런데 그 까마귀들이 계속 새똥을 싸서 주차장 바닥이 많이 더럽혀지는데도
지난 몇년 간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그 자주 싸는 똥을
물호스로 쏴악 쏴악 치기를 몇 년을 했습니다. 무념으로... 신경도 안 쓰고...
그러다 어는 날 문듯, 그러니까 한 일년여 전에,
주차한 트럭에 새똥이 튀어 도색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의심이 느닷없이 들었습니다. 새똥은 독하느니 하는 어디서 본듯한 어설픈 지식도...
그래서 이 까마귀들을 쫐아 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보금자리를 뺐는 것 같아 한 동안 실행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그 새똥이 내 새트럭에 파편을 튀었을 때를
시발점으로 하여 오래동안 생각하던 까마귀 몰아내기 작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지붕아래를 전부 이리 막고 저리 막고 하였는데도
까마귀들은 줄기차게 계속 오더군요.
그래 깜깜한 데서 자세히 보니
좋은 자리는 다 막아 버렸으니
엄청 불편한 자세로 매달려 잠을 자더군요. 안 됬더군요.
그러기를 한동안, 몇 달은 된 것 같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 장애물을 제게해 줄까 하는 약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또 새똥의 폭격이 싫어서 가만히 두기를 한 두 달여 지나다 보니
더 이상 새똥이 안 떨어지더 군요. 그 게 한 두 달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자꾸 확인해 보는데 드디어 까마귀들이 떠난 것 같아 보입니다.
밤에 몰래 가 봐도 안 보이고....
마음이 짠~ 합니다. 강제로 내 쫗아 버려서...
카포트가 깨끗해 지고... 이제는 더 이상 물호스로 청소를 안 해도 되긴 하지만....
어데 딴 데로 가서 좋은 보금자리를 찾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