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장이 보일러가 고장난 이유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알 수 없기에 전문가를 초청했더니 망치로 보일러를 두두려 보더니 1분만에 고쳐놓고 1,000불을 요구했음.
이에 공장장이 "망치질 몇 번에 돈을 너무 많이 달라는 게 아니냐?"고 말했더니 "그 망치로 두두려 보는 인건비는 1불, 그 소리로 알아맞추는 기술이 999불"이라고.
이를 두고 "단초(端初)가 나타나는 기미(機微)를 아는 것은 입신(入神)의 경지"라고 계사하(繫辭下 5장)에 기록됨.
이어서 "천하의 일백가지 일이 길이 달라 전문가가 있더라도 끝에 가서는 한 곳으로 귀일(歸一)하고, 하나로 일관하면 백가지 일을 알 수 있다"고.
따라서 극도로 세분화된 학문에서 소위 전문가는 좁은 범위에 정통한 장인이기에 이보다는 일관적으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전문인.
이를 두고 "총체적인 전문인을 믿어라'는 버질(Virgil)의 격언이 나온 것.- Experto credite.
예를 들어 <믿지 못할 전문가들>이란 제하의 한국일보 조윤성 논설위원의 글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아서 하는 말.
사실 매사에 사물의 정미한 변화를 다 아는 것은 덕성(德盛)이기에 성인(聖人)이나 가능한 일이며 안자(顔子)가 기미를 알아차리는 사람이라고.
이 안자는 서자로 태어난 후에 버림받았는지 몰라도 무척 가난하기에, 마치 화담 서경덕 처럼 산 나물로 소식(素食)할 수 밖에 없섰고 생채대신에 돈이 없기에 마늘을 넣은 김치를 먹은 줄로 알려짐.
그래서 뇌에 기름기(콜레스테톨)가 안 끼어 정신이 맑았던가?
조 논설위원이 예화로서 그 세칭 전문가들이 점친 "50회 수퍼보울의 승자는 브롱코스가 아니라 팬서스"라고 잘못 맞췄고, 2008년 미증유의 침체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전혀 예상치 못하고 장밋빛 전망들을 쏟아내었고, 평론가와 의사들은 '아니면 말라'는 식으로 '되는 이야기'와 그 '안 되는 정보'를 쏟아 놓는다고.
그러므로 전문가라는 속성은 궁궐을 짓는 대목과 같아서 미쟁이, 목수, 유리창 끼는 전문가와 달리 빳빳한 나무와 꼬부라진 나무를 다 쓸 수 있고, 부분이 모여 궁궐이라는 형상을 창조할 때의 이 이미지를 알고 있을 거시적 설계자이어야 할 것.
이 말은 시멘트와 회삼물을 다루는 전문가로서의 미쟁이가 다 지어진 후의 궁궐의 이모콘을 그려낼 수는 없다는 의미.
조 논설위원은 덧붙여 말하기를 전체와 부분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가들이 명성과 돈을 거머쥐게 된다는 진보학자 이반 일리치의 우려를 인용하면서 이들의 빗나가는 예견으로 우리를 더 무능해지게 만든다는 말을 인용했다.
기실 공자는 위의 그 십익(十翼. 역해설서)에 "도(道)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감추어져 있서 이 것을 우리가 날마다 쓰는 우리가 그 것이 도인 줄을 모른다"고 지적.
특정한 경우에 기미를 아는 것이 전문가의 전용물이 아니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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