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북곽선생은 여주인공 동리자(東里子)의 흥을 따라 읊는다.
'동리자'의 은유는 '동리자'(東籬子).
도연명의 시(詩) <채국동리하(采菊東籬下)>, '동 쪽 울타리 아래의 국화꽃을 따서 술을 담구어 마신다'는, 즉 여인에게 취한다.
병(屛), 기(錡) 돌림, ...
원앙재병(鴛鴦在屛) 원앙새 병풍이요경경유형(耿耿流螢)! 반짝이는 반딧불!
유정유기(維鼎由錡) 세발솥과 가마솥은
운수형지(云誰型之)? 누구를 본떴나?
주인공은 북곽자. 장자의 외편 15 <지북유知北遊>에 장주를 상대하는 논사공격단의 한 사람 동곽자(東郭子). 그가 장주에게 묻는다.
"소위 도(道)라 하는 게 어디 있오?"-소위도오호재(所謂道惡乎在)라자 장주가
"똥오줌에 빠지면 도가 있소!"-재시닉(在屎溺)
그래서 도(道)는 아랫 동네를 시원하게 빼는 것이 도라는 걸 알고, 박지원은 이 동곽자를 북곽선생이라 바꾼 것.
저 '반짝이는 반딧불'. 경경(耿耿)은 '빛나는 모양의 반딧불', '깨끗한 엽거사(葉居士)인 자신의 아랫 동네는 밤 중에도 반짝인다'는 비유.
그가 '솥'이란 의미의 어려운 글자를 썼지만 '저 세발 솥(鼎)'; 남자의 가운데 다리(中足)를 합치면 세개, (손잡이) 귀가 두개.
그리고 저 '가마솥'(錡). '기(錡)'는 가마솥이란 의미와 '휘뚝거린다, 불안한 모양', '불안해하는 여인상(像)'이란 뜻.
"이 솥들이 누구를 본떴나"라는 물음은 "남자인 이 몸과 국화 여인과의 하루 밤을 의미하지 않겠소"란 의미.
이에 동리자가 소식(蘇軾)의 부시(賦詩) <적벽부(赤壁賦)>로 화답.
아득도 하여라 이 내 회포 어이할가 묘묘혜여회 眇眇兮予懷
저 하늘 한쪽에 고운 님을 바라리라 성미인혜천일방 聖美人兮天一方
이 '묘묘(眇眇)는 한 쪽 눈을 감아줄테니 북곽선생의 도(道)대로 해 보시라는 뜻.
이용후생학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 선생은 대하기행문 <열하일기(熱河日記) 20권>을 저술한 석학으로 문음(門蔭)*으로 10여년간 공직생활 이외에는 정치 중심부를 떠나 외곽에서 문예를 떨친 분.
그는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모르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박학다식.
*그는 과거시험에 떨어지자 공직생활을 포기하려 하지만 그의 학문을 아까워하는 주변의 권유와 조상의 음덕[蔭德, 음서蔭敍]으로 선공감 감역으로 출발.
발이 넓어 수표교 밑의 양아치부터 고관대작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음.
그의 글을 두 번째 읽으면 숨은 뜻을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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