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편견에 찬 말, 차별하는 말, 배제하는 말, 재단하는 말, 심판관의 말이다. 아무도 쥐여주지 않은 칼을 휘두르는 이런 말은 호환, 마마보다 무섭고 방부제보다 그 독기가 오래 간다.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에 뾰족하게 박힌다.